결혼식 주례사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여 한 쌍의 원앙이 백년해로할 것을 다짐하는 이 자리에 주례를 맞게 된 것을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합니다.
수많은 사람 가운데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부부의 연을 맺는다는 사실은 단순히 사랑하는 남녀의 결합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어렸을 때는 부모 슬하에서 자라지만 일정 연령이 되면 결혼하여 성인으로서 독립적인 생활을 하게 된다는 것은 기정 사실입니다만 문제는 결혼을 한 후에 어떻게 새로운 삶을 알차게 꾸려 나가는가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 하겠습니다.
인생이라는 망망대해를 두 사람이 힘을 합쳐 항해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가 않은 일입니다. 인생의 길은 때로 아름다운 꽃이 피고 생명이 약동하는 화사한 봄이 있는가 하면, 눈보라 치는 엄동설한도 있는 것입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여 저는 주례로서가 아니라, 인생의 선배로서 새 가정을 이룩하는데 다소의 참고가 될까 해서 몇 마디 부탁을 하고자 합니다.
첫째, 건전하고 건강한 가정을 만들라는 것입니다. 사람이 아무리 경제적으로 성공을 하고 또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를 획득했다고 해서 그 가정이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건강한 육체와 건전한 정신이 없이는 재물도 지위도 다 부질 없는 것입니다.
둘째로는 밝고 따뜻한 가정을 만드는 것입니다. 가정은 말 그대로 가족이 편히 쉬는 보금자리입니다. 그러므로 가정은 항시 화목하고 행복해야 합니다. 남편이 하루 일과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아내의 온화한 미소, 또 남편이 아내에 대한 따뜻한 위로의 말 한마디, 이것이 가정을 따뜻하고 화목하게 만드는 근원이 되지 않는가 생각합니다. 이러한 가정 분위기 속에서 부부간의 조화가 이루어지리라 생각합니다.
셋째는 꿈이 있는 가정을 만드는 것입니다. 아마 이 자리에 서 있는 두 사람은 결혼을 약속하면서 인생의 목표를 적어도 하나쯤은 정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목표가 단지 꿈으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물론 그 꿈을 실현해 나가는 과정에는 생각과 달리 여러 가지 고난이 닥치기도 할 것입니다. 그럴 때마다 두 사람이 서로 합심하여 어려움을 물리치고 신혼 시절에 다짐한 꿈과 목표를 꼭 성취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드릴 말씀은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생활하라는 것입니다. 두 사람이 오늘 이 자리에 서 있기까지는 양가의 부모 형제나 친지, 친구나 동료, 선후배 등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즐겁고 기쁠 때는 물론이고, 힘들거나 슬플 때에도 항상 이 분들을 생각하며 감사하고 또 용기를 얻기 바랍니다.
오늘 새로운 인생을 출발하는 두 사람에게 특별히 드릴 말씀은 이것 뿐입니다. 진리는 언제나 평범 속에 있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이만 주례사를 마치고자 합니다.
다시 한 번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합니다.